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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레이스의 동반자

한국타이어, 뉘르부르크링을 질주하다

고막을 때리는 거대한 엔진 소리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찔한 스피드로 관중에 열띤 함성을 자아내는 모터스포츠. 극한 레이스의 순위를 좌우하는 건 드라이버의 극한의 체력, 레이스 카의 내구력 그리고 타이어의 성능이다.

레이스 카가 선택한 타이어

자동차 산업에서 모터스포츠는 브랜드와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다. 특히 레이스의 핵심인 극한의 스피드를 위해서는 접지력과 제동력 등에 강한 타이어가 요구되는데, 이런 타이어 제품 개발에는 저중량·고강도의 구조, 재료와 재질, 트레드 디자인 등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시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모터스포츠 대회의 공식 타이어로 선정된다는 것은, 명실공히 해당 브랜드의 연구·개발 기술력과 제품의 성능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5년부터 ‘24H Series’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레이싱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24H Series는 포르쉐, 페라리, 메르세데스 벤츠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가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내구 레이스다. 한국타이어는 이 내구 레이스에서 이미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을 입증받았다.

자동차 산업의 벤치마크

뉘르부르크링은 험난하면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서킷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서킷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런 뉘르부르크링은 고원지대인 Eifel 중심부에 위치한 덕에 해발고도 320m부터 627.7m까지의 극심한 고도 차이가 있다. 그래서 어느 구간에서는 쨍한 햇볕이 내리쬐는가 하면 어느 구간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을 때도 있다. 험난한 구간을 지나면 아름다운 마을이 내려다보이기도, 풍요로운 숲길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렇듯 다양한 환경의 노면과 역동적인 코스를 지닌 뉘르부르크링은 모든 레이싱 드라이버에겐 승부욕을 자극하는 짜릿한 꿈의 무대로, 자동차 마니아에겐 한 번쯤 달려보고 싶은 성지로 존재한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기업들엔 제품의 성능과 한계를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 무대로 작용한다.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타이어 브랜드가 매해 뉘르부르크링으로 모이는 이유다. 해당 기업들은 뉘르부르크링에서 가혹한 테스트로 얻은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결과를 제품 연구·개발에 적용한다.

24시간 동안 달린다 ‘뉘르부르크링 24H’

‘뉘르부르크링 24H’는 말 그대로 뉘르부르크링에서 레이스 카로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리는 경기다. 24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랩을 도는 팀이 우승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24H에서 우승하여 샴페인을 터트리기란 녹록지 않은 일이다. 긴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치러지는 경기인 만큼 무조건 빨리 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타이어와 엔진 소모를 비롯한 레이스 카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레이서들과 미캐닉들의 전략과 노련함이 순위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특히 뉘르부르크링처럼 역동적이고 험난한 환경일수록 드라이버의 극한의 체력은 물론 레이스 카의 내구력 그리고 타이어 전략과 성능의 합이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한다.

야간에는 오직 레이스 카의 전조등 불빛만을 의지해 주행한다.

2021년, 한국타이어는 세계 최정상 레이싱팀 ‘FFF 레이싱팀’과 공식 파트너쉽을 체결해 뉘르부르크링 24H에 출전했다. 출전 레이스 카에는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레이싱 타이어 F200, Z207, Z218이 장착됐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모터스포츠에서 굳건한 입지를 지닌 브랜드이지만, 이번 파트너쉽 체결과 뉘르부르크링 출전을 통해 한국타이어 제품의 영향력과 발전 방향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확인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깊다.

벤투스, 뉘르부르크링을 질주하다

벤투스 F200. 서킷의 마른 노면에서 300km/h의 속도로 질주할 수 있는 드라이 전용 타이어다.

레이싱 타이어에는 어떤 성능이 요구될까? 먼저 ‘타이어’ 하면 접지면에 볼록볼록한 패턴이 이어지는 트레드 디자인이 연상된다. 하지만 레이스에서는 패턴과 홈이 없이 매끈한 ‘슬릭 타이어’가 가장 보편적이다. 레이스의 핵심인 아찔한 스피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타이어의 접지력이 중요한데, 매끄러운 도로와 만나는 타이어의 접지면이 넓어질수록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면이 울퉁불퉁한 공깃돌보다는 동그란 구슬이 더 빠르게 굴러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벤투스 F200은 슬릭 타이어의 대표적인 예로, FFF 레이싱팀이 이번 뉘르부르크링 24H에서 장착한 타이어 중 하나다.

그렇다고 모든 레이싱 타이어에 패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터스포츠에서 중요한 것은 스피드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뉘르부르크링에서는 다양한 노면과 기후 조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타이어 전략을 세워야 한다. F200과 함께 뉘브루르크링을 질주한 제품인 Z207과 Z218은 레인 전용 타이어로, 젖은 노면에서 수막현상을 방지하고 탁월한 안정성과 배수 성능을 실현한다. 레이스에서는 빗속이라도 속도를 줄일 수 없기 때문에 물이 잘 튀는 트레드 패턴을 지닌 타이어가 필요하다. 벤투스 Z207과 Z218은 고속으로 커브를 통과할 때도 옆면이 미끄럽지 않도록 트레드 패턴을 가늘게 설계한 덕분에 정지성 또한 높아 빗길 주행에서도 안정적이다.

* 수막현상: 빗길에서 고속 주행 시 타이어가 노면과 접촉력을 잃게 되어 얇은 수막 위를 미끄러지듯 활주하는 상태. 수막현상 발생 시, 차량의 방향 조종과 제동에 제한이 생길 수 있어 위험하다.

  • 2021년 7월 성수동에 오픈한 ‘Peaches D8NE’

  • 2021년 7월 성수동에 오픈한 ‘Peaches D8NE’

한국타이어는 24H Series뿐 아니라 유럽 TCR Series, Super Taikyu Series, W Series 등 유수의 글로벌 모터스포츠와 함께하며 모터스포츠 문화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레이싱 타이어 제품 개발은 물론이고, 한국 레이싱팀 ‘아트라스비엑스 모터스포츠’ 팀을 지원한다. 아트라스비엑스 모터스포츠는 지난 2020년 출전한 ‘24H Dubai 2020’의 GT4 클래스에서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렇게 모터스포츠를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모터스포츠 분야의 발전에 불을 밝혀 나아가고 있다.